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트럼프 ‘나토 탈퇴’하면…유럽 핵전력, 러시아 감당 못해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B61-12 전술핵무기 인증 시험. 출처=미 공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국가들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나토 탈퇴는 단순히 유럽에서 병력을 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핵전력에서 상당한 누수가 발생한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비교하면 재래식 전력도 열세지만, 핵전력은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미국과학자연맹(FAS)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보면 미국은 1770개 핵탄두를 작전 배치해놨고, 1938개 예비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 해체 예정인 개수까지 포함하면 5044개를 보유 중이다.

러시아의 핵탄두량은 총 5580개로, 1674개가 배치돼있고 예비 전력으로 2815개를 갖고 있다. 유럽에서 핵을 보유한 프랑스는 배치와 비축을 포함해 290개, 영국은 225개로 크게 차이가 난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 중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고 핵 공유 협정을 맺었다. 튀르키예에는 전술 핵무기만 운용하고 있다. 나토식 핵 공유는 작전 기획과 의사 결정은 미국이 담당하고, 동맹국들은 핵무기 시설 제공과 투발 임무 일부를 담당하는 식이다.

그러나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면 핵 공유도 무산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해결책을 찾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확대보기
▲ 영국의 유일한 핵무기인 미국제 트라이던트 SLBM. 출처=미 해군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는 “나토를 통한 미국의 핵 보호 없이도 유럽이 스스로 방어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영국, 프랑스와 함께 핵 공유 또는 최소한 두 나라의 핵 방위가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 연방의회 총선에서 중도보수인 CDU·CSU가 지지율 1위에 올라서며 사회민주당(SPD) 정권을 건네 받고 메르츠 대표가 새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일은 그동안 토네이도 전투기로 핵 공유에 참여했지만, 퇴역이 결정되자 이 임무를 위해 미국에서 F-35A 전투기 35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전투기들은 2026년부터 인도되어 2027년부터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핵 공유 임무가 없어지면 운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메르츠 대표의 주장대로 프랑스와 영국이 미국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프랑스의 핵 전력은 르 트리옹팡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에서 운용하는 M51 탄도미사일(SLBM)과 라팔 전투기에서 운용하는 ASMPA-R 공중발사 핵미사일이 전부다. 영국은 뱅가드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에서 운용하는 트라이던트 II D5 SLBM만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각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ASMPA-R 공중발사 핵미사일 정도다. 그러나 프랑스는 냉전 이후 핵탄두 숫자를 감축해 왔고, 매년 일정량의 핵탄두만 현대화하면서 기존 수량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새로운 핵탄두 생산 능력이 제한된다. 연일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미국을 대신할 핵 억제력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현호 군사 칼럼니스트 as3030@daum.net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푸틴, 떨고 있나…美 에이태큼스보다 무서운 ‘우크라 자체 미
  • ‘생존 한계’ 시험할 폭염 온다…‘4월 기온 49도’ 찍은
  • 일본, 어쩌다 이 지경까지…‘트럼프 모자 굴욕’ 논란 휩싸인
  • 순찰 중에 무슨 짓이야…아르헨 남녀 경찰 파면 위기
  • “노스트라다무스 2025년 예언 적중”…예언집에 담긴 내용
  • (영상) “결국 선 넘었다”…인도 미사일에 ‘불바다’ 된 파
  • ‘864억짜리’ 전투기, 바다로 ‘꼬르륵’…“항모에서 미끄러
  • (영상) “아마도 세계 기록”…2분 만에 러 미사일 11발
  • “67명 사망한 대참사 잊었나”…‘군 VIP’ 탓에 민간 항
  • ‘게임체인저’라며?…獨 전차 ‘레오파드2’ 알고 보니 우크라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