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쓰레기처럼 버려진 신생아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아기를 구한 환경미화원은 가족이 되어주겠다면서 입양을 신청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언론은 “쓰레기더미 속에서 신생아를 발견하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 살려낸 환경미화원이 사법부에 입양 의사를 밝히고 후속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씁쓸함과 훈훈함을 동시에 자아내는 이 사연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시작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사무엘 다시우마 산토스는 지난 1일 여느 때처럼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었다.
쓰레기 뭉치를 청소차에 차례로 던져 넣고 있는데, 다음에 잡은 비닐봉지 속에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산토스는 “살짝 보이는 게 정교하게 만든 인형 같았다. 딸아이가 생각나 상태가 좋으면 갖다줘도 좋겠다 싶어 꺼내 봤는데 갓 태어난 여자아기라 너무나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행히 아기의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아기가 병원에서 케어를 받고 완전히 건강한 몸으로 퇴원할 때까지 산토스는 하루도 빼지 않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면서 산토스는 아기를 입양하기로 결심했다. 직장동료인 앤더슨 누네스는 “산토스와 아기 사이에 운명적 연결고리가 생겼다”면서 “옆에서 보니 산토스가 진짜 아빠처럼 아기를 걱정하고 챙기더라”고 말했다.
이미 자녀가 두 명 있던 산토스는 입양 문제를 놓고 가족과 회의했다. 아이들은 동생이 생기면 좋겠다면서 입양을 환영했다. 부인도 반대하지 않았다. 가족들의 동의를 얻은 산토스는 법원에 입양신청을 냈다.
법원은 친부모를 찾는 게 먼저라는 이유로 입양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입양 절차는 친부모가 나타나지 않으면 시작된다. 현재 아기는 보호시설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
산토스는 “친부모에게 돌아간다면 좋겠지만 친부모를 찾지 못해도 아기에겐 이미 우리 가족이 있다”면서 “따뜻한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입양을 기대하고 있는 가족은 아기에게 빅토리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입양을 기다리면서 방을 꾸미고 있다”고 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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